작성자 : 기획마케팅부 박수빈 사원
✔ 프롤로그
"시간과 장소,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어디든지 떠날 수 있다 ✈"
처음 출시가 되었을 때 당시 사람들은, 만화에서만 나오는 일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이라는 뜻으로 컴퓨터가 만든 가상공간에서 주변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과 디스플레이를 통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신경을 자극하여 현실과 유사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든 기술입니다.
VR은 사람들에게 그저 단순히 즐거움만 주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현재 각 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하며 우리 생활의 질을 향상시켜 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 작은 기계 하나로, 눈앞에 실제로 펼쳐진 것 같은 입체적인 생생함을 보여줄 수 있는 걸까요?
이번 시간에는 기계와 거리가 먼 기계치, 비전공자가 소개하는 VR 편으로 기본 작동 원리와 다양한 활용성, 그에 따르는 VR의 위험성까지 알아보려 합니다.
◼ VR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1960년대에 발명한 ‘센소라마’(Sensorama)의 기계의 설명으로 VR의 역사의 시작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센소라마’를 발명한 영화 제작자이자 가상 현실 기술의 미국 개척자 ‘모튼 하일리그’(Morton Heiling)
그는 평소 영화 촬영으로 나온 결과물을 보며 “이보다 더 입체적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없을까?”란 물음으로 시작하여 이미지, 청각, 후각까지 자극하여 영화 몰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형 부스를 발명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VR의 아버지로 불린 ‘이반 서덜랜드’(Ivan Edward Sutherland)의 연구에서 VR은 더욱 발전하게 되어 오늘날의 VR기기와 유사한 HMD의 시스템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드디어 1990년대에 처음 우리나라에도 VR이 들어오게 됩니다. 당시에는 짜장면 값이 1400원, VR체험비가 7000원으로 한번 체험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제적인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가상현실 VR 기업인 2012년 오큘러스(Oculus)의 창업자 ‘팔머럭키’(Palmer Luckey)가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오큘러스 리프트(Occulus Rift)’를 발명했습니다.
역사는 간단히 이 정도 설명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 2. VR은 어떻게 입체로 보이는 걸까?
VR에 대해 알아가면 갈수록 기기의 작동 원리가 궁금해집니다. 물안경처럼 같이 생긴 이것을 쓰면 어떻게 모든 세상이 입체로 보이게 될까요?
◼ 2-1 기본 장비
가장 기본적으로 가상현실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시각을 책임져 줄 장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가상의 공간’이라고 속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전용 기기인 ‘HMD (Head Mounted Display)’ 때문입니다. HMD가 바로 머리에 장비를 쓰고 가상 현실이 보여주는 기본 영상 표시 장치입니다.
머리에 착용하면 우리의 눈에는 꽉 차는 360도의 공간을 보게 됩니다. 그 순간부터 가상의 공간을 실제인 것처럼 사람의 뇌를 속이는 것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HMD는 사람의 뇌 역할을 대신하여 입체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머리에 쓰는 기본 HMD 외에도 손에 쥐는 스틱과 같이 ‘햅틱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가상 환경에서 물체를 만지거나, 충돌할 때 물리적인 반응을 느끼며 더욱더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 2-2 작동 원리
위에서 설명한 HMD 장비의 원리는 바로 두 눈의 ‘양안시차’입니다. 이제 슬슬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1. 양안시차
우리의 두 눈의 사이에는 거리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 가지 물체를 볼 때 서로 각각 다른 각도에서 보이게 되는데 이 두 개의 이미지를 뇌가 조합하여 우리는 입체감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양안시차의 개념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 VR 디스플레이의 기본 원리입니다. 하지만 양안시차만을 이용하여 VR의 생생한 몰입감을 주기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 기본 원리의 몰입적인 한계를 없애 줄 개념 하나가 더 등장합니다.
✔ 2. 스테레오스코피(Stereoscope)
극장에서 입체 영화를 관람할 때 쓰는 3D 안경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분명 3D 안경을 착용했을 때는 깔끔하게 보이는 화면이 관람 중에 안경을 벗으면 다시 이질적인 화면으로 보이는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보기에는 입체 영화의 영상이 하나로 보이지만 사실, 다른 각도로 찍은 2개의 영상이 번갈아서 나오는 화면입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재생이 되기 때문에 우리의 눈은 느끼지 못할 뿐이고, 2개의 색으로 나누어진 3D 안경이 각각 다른 렌즈로 보여주기 때문에 2개로 나누어져 있는 영상과 더불어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본질적인 양안시차의 원리를 사용하여 각 눈에 다른 이미지를 제공해 사용자는 입체적인 3D 효과를 느낄 수 있는 3차원 기술을 1850년대에 발명된 VR의 조상 ‘스테레오스코피’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현재의 VR 기술 원리는 양안시차의 원리로 만들어진 스테레오스코피 기술을 통해 발전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기기 안에 장착된 센서로 인해, 사용자의 움직임(머리, 손, 몸 등)을 감지하고 이것을 가상세계와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대입하는 센서 기술, 입체음향, 햅틱 기술, 3D 컴퓨터 그래픽 등과 같은 기술들이 합쳐진다면 HMD 장비만 사용했을 때 보다 더욱 생동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3. 게임 산업 외에 어디에서 쓰이고 있을까?
우리는 VR은 게임산업에서 주로 활용된다고 흔히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실제로는 더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한때 VR를 주제로 기획한 방송 한 편이 전 국민의 가슴을 울렸었습니다. 2020년 2월 MBC에서 방영된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편에서 한 가정의 부모가 아이를 먼저 보내고 난 후 그리워하다가 VR를 통해 간접 재회를 경험하는 감동적인 내용이 방송에 방영됐었습니다. 꿈에서나 상상했던 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지며 많은 사람에게 VR의 존재를 각인시킬 기회가 됐습니다. 이처럼 VR은 게임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만큼 그 쓰임과 관련하여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 3-1. 시간과 돈을 쓰지 않고도 해외여행을 ✈
우리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기의 비싼 가격으로 인해 직접 구매하지는 못하고 VR 체험을 위해 ‘VR 체험방’을 운영하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서 이용비를 지불하고 한정된 시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에는 다양한 기기의 종류들의 개발이 되면서 전보다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져, 직접 기기를 구매하여 집에서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과거보다 저렴해졌다고 해도 선뜻 구매하기에는 아직도 비싼 VR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얼마 전, 큰 인기를 얻은 영상 하나가 있습니다. ‘나 혼자 산다’에 방영된 아나운서 ‘김대호 편’에서 혼자 집 방 안에서 VR 기기로 평소 본인이 좋아는 장소인 우유니 소금사막 영상 시작으로 방구석 해외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요즘처럼 매일 바쁜 일상을 지내다 보면 일부로 시간을 내서 해외여행, 또는 그 흔한 국내 여행도 가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혼캉스’나 ‘호캉스’라는 단어들이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닌 요즘, 굳이 멀리 가지 않고도 혼자서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변화의 이유 중 하나로 코로나를 빼놓을 수 없는데, 코로나를 이어갈 또 다른 바이러스 등장으로 다시 또 우리의 일상생활에 커다란 제한과 변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것,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 것, 모니터 앞에서 평면의 2D 게임만 즐기는 것이 아닌,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VR로 내가 평소 가보고 싶은 나라나 장소를 체험하고, 보다 생생한 가상 세계에 들어가 즐길 수 있는 VR를 취미활동으로 갖는 사람들이 최근에는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추구하는 행복의 방향성과 딱 맞는 VR의 특성이 어울려져 실제 일상생활에서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 3-2. 마음의 병까지 치료하는 VR
‘광장공포증’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넓은 장소나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가면 불안함을 느끼는 정신 질환이라고 합니다. 광장공포증 환자 중에 3/2은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데, 최근 이들을 위한 VR 시스템 '게임 체인지'(Game Change)를 대니얼 프리먼 영국 옥스퍼드대 정신의학과 교수 연구진이 개발하여 실제 광장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테스트를 통하여 환자들의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며, 국내에서는 뇌졸중이나 노화로 인해 보행에 힘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재활 VR 기술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VR를 질환 환경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례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의료분야뿐 아니라 그 외 범죄 현장 재구성, 건축 산업, 우주 항공 산업 등에 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 4. VR의 부작용
하나의 단점 없이 완벽해 보이는 것들도 조금만 속을 들추게 되면, 그게 무엇이든 문제점은 항상 존재하는 법입니다. 현재 VR를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것만큼 그에 따른 문제들도 뚜렷하게 존재합니다.
한국 과학기술 기획평가원이 발표한 가상·증강현실 기술에 관한 기술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흔한 증상인 어지럼증과 멀미 증상으로 뽑을 수 있습니다. 영미권에서는 이미 ‘VR 멀미’로 지칭할 정도로 흔한 증상 중에 하나이며, 일반적인 모니터 화면보다 모든 시야가 가려져 있는 VR 화면에서 이와 같은 증상들이 주로 보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내 몸은 가만히 있지만 실제로 전력 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상상만으로 괜히 어지러운 것 같습니다.
차나 배를 탄 것처럼 우리는 왜 이런 부작용들이 느껴지는 것일까요?
4-1 부작용의 원인은?
아직 그 원인으로는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감각 충돌’이론입니다. 우리의 감각, 실제 눈으로 받아들이는 시각과 귓속의 전정기관에 의한 평형감각이 서로 차이가 날 경우에 우리의 몸은 이를 독성물질로 이해하고 구토와 같은 반응으로 우리 몸을 보호하려고 한다는 이론이 앞서 말한 ‘감각 충돌’ 이론입니다.
4-2 부작용의 해결책은?
이처럼 평소 어지럼증이나 구토에 취약한 사람들은 이와 같은 부작용이 있는 VR를 선뜻 사용하기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VR 자체를 더 많은 대중화를 시키기에 이러한 부작용들이 걸림돌이 된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사용했을 때 사람마다 느끼는 증상들은 각자 다르지만 부작용을 최소한 줄이기 위한 제일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의외로 단순한 ‘적응’을 하는 것입니다.
20-3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장거리 이동할 때 교통수단 이용을 위해 귀밑에 붙이는 스티커를 필수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어렸을 때 장거리 이동할 때는 항상 붙였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만큼, 어린아이들에게는 필수적으로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교통수단의 움직임 또한 부드러워지며, 점점 좋아지는 도로 상황과 잦은 교통수단의 이용으로 우리는 멀미약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VR 기기 이용 시에 느끼는 당장의 부작용을 참고 우리의 몸이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준다면 부작용을 줄여 나갈 수 있습니다. 몸의 적응뿐만 아니라 VR 기기의 높은 성능과 소프트웨어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VR 초기 출시 당시 실제로 VR과 관련하여 멀미와 같은 부작용으로 이슈가 발생했을 당시 멀미약을 먹는 해결법이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VR의 기술이 나날이 고도화되면서 ‘VR 멀미’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도 새롭게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소니는 세계 지식 재산권 기구에 VR 멀미 방지 기술 특허가 공개되었고, 잇따라 국내에서도 VR 멀미와 관련된 연구가 계속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는 부작용 없는 VR를 맘 놓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에필로그
이번 편은 VR를 주제로 하여 글을 작성해 봤습니다. 접근하기 어려웠던 주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실제로 사용해 봤던 친숙한 주제이다 보니 평소 궁금은 했지만 깊게 알지 못했던 VR의 구조나 원리를 새롭게 알아간다는 것에 흥미를 느끼며 글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의 이슈와 관련하여 현재 VR을 활용하고 있는 관심분야인 만큼 개인적인 생각들을 이번 글에 더 많이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VR의 영상 길이가 길어봐야 20분 30분에 불과한 콘텐츠 부재의 문제점이 컸었는데,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현재는 VR이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이 되는 만큼, 금방 소모가 되어버리는 콘텐츠의 갈증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어 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요? 또 만나요, 안녕!